隨筆

2020년을 보내며

Opaksa 2021. 1. 9. 19:56

뒤돌아봤을 때 개운한 어제가 어디 있겠느냐만 2020년은 유독 그런 느낌이 강했다. 아마 내게만 그랬던 한 해는 아니었을 것이다. 왜인지 2020년은 하나도 이룬 것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만 정작 돌이켜 생각해보면 꽤 많은 일을 했다. 코로나 19가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 직전 인도의 포럼에 참여하여 발제하기도 했고, 2막의 일부를 걷어내긴 했지만 '고도를 기다리며'의 블라디미르를 분하기도 했다. 그것도 무려 4일 연속 공연을 했다. 10월엔 어찌어찌 박사님들 사이에 껴서 전태일50주기 학술행사에서 발제하기도 했다. 물론 청년 T/O이긴 했다만... 대충 세봐도 이 정도는 크게 기억에 남는 걸 보니 생각보다 아무것도 못 한 2020년은 아니었다 싶다. 물론 하지 못해 아쉬웠던 것도 많았다. 가장 먼저 미국행이 1년 늦춰졌고 그 전에 하고 싶었던 밴드 합주나 공연이라든지 세미나들도 기회 자체가 굉장히 줄어들어 버렸다. 이런건 아무래도 많이 아쉽다. 그것 말고 또 한게 무엇이 있을까... 어쩌다보니 롤도 배웠고, 마플에 셀러샵도 열게되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이 무엇이든 어려운 한 해였다. 지금 이 글도 2020년 12월 저녁에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한 글자 한 글자 쓰기가 어려워 두고있다가 이제 그냥 올리는 글이다. 글의 제목은 그 흔적이다.

 

2020년을 통해 배운 것 중 한가지는 모든 일이 내 맘대로 되진 않으며, 내 마음도 내 맘대로 되지 않더라는 사실이다.

 

다가온 2021년엔 흐르는 물처럼, 좀 더 그러려니 받아들일 수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 

2021년 1월 8일 아차산에서